결혼을 앞둔 녀석...
먼길 떠나는 녀석...
묵묵히 사는 녀석...
10대, 20대...그 꽃같은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이 이제 정말 각자의 길을 가기위해 준비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마지막으로 싱글여행을 떠났다...올 봄 함께 여행하려다 불발되었던 안동으로...
고교 졸업이후 처음으로 셋이 집 떠났던 제부도 여행을 시작으로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많이 했던 3인방...
이제 이 녀석들과의 마지막 싱글 여행을 위해 이메일 초청장을 발송한다!!!
하루씩 휴가를 내고 주말 붙여 2박 3일 계획한 안동 여행!!
금요일 아침부터 들떠 모닝커피 한잔씩과 샌드위치를 사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안동으로 출발~~
근데 하필 그날 아침 네비가 말을 듣지 않는다...아무리 끄고 켜기를 반복하여도 도통 회생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다소 불안한 맘으로 무작정 도로위를 달리기 시작했다...혹시나 하여 뽑아온 지도도 있고 그냥 떠나는 그 자체로
이미 다들 들떠있는 상태라 네비 오작동 정도는 별문제가 아니라 여기며 룰루랄라 뽑아온 지도로 길을 찾아가기 시작!!
서울만 벗어나 고속도로만 타면 그때는 별문제 없이 갈 수 있을 것이라 여기며...근데 하필 뽑아온 지도의 IC는 공사중이라
다소 폐닉 상태에 빠졌다 다시 길찾기를 반복하며 경기도 권을 벗어나는데 우리가 모인 시간으로부터 정확히 3시간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다들 여유만만 천진하기 그지 없었다.
왜냐? 우리는 지금 떠나고 있고, 오늘 하루 우리를 구속하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으니깐!!
휴게소에 들러 점심도 먹고, 맛있는 커피와 주점부리 몇가지 사들고 다시 안동으로 고고씽~
그렇게 보통 1.5배 시간을 들이고 드디어 안동에 도착했다. 하회마을 안에 잡아 놓은 숙소는
6시가 넘어야 개인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하며 하회마을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서원으로 들어가는 꼬불꼬불 우거진 그 길이 어찌나 운치 있던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장료를 끊고
서원으로 들어가는데 고즈넉한 그 곳의 분위기에 연신 세 여자 감탄사 남발한다. 하긴 무엇이 좋지 아니하겠는가ㅋㅋ
서원을 휘감아 도는 강과 수백년은 그곳을 지키며 살았을 법한 가지가 웅장한 나무
그리고 그곳의 바람과 서원 이모든 것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그 곳을 방문한 이들을 맞이하는듯 했다.
강을 바라보며 앉을 수 있게끔 되어 있는 벤치에서 하루종일 책을 보아도 좋을 것 같고,
누군가와 하루종을 강을 바라보며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은 도산서원을 통해 본 안동의 첫 이미지는
정말 선비같은 품위가 느껴지는 마을이란 인상을 받았다.
도산서원을 빠져나와 안동시내에 있는 구시장에서 안동찜닭의 원조를 찾아 푸짐한 찜닭으로
저녁을 해결한 후 드디어 안동 하회마을로 입성하였다. 그리고 미리 방을 잡아 놓은 번남고택을
찾아 들어갔다. 운치있는 한옥의 마루에는 먼저 와있던 손님들이 모기향을 피워놓고 향 좋은 차를 마시고,
외국인 게스트로 보이는 이들도 마루 한켠 자리를 잡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국의 안동 하회마을 그날 밤 그 곳은 2008 한국의 어디가 아니라 과거로 한참을 거슬로 올라가
시간을 여행한 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이색적이었다.
하회마을에서의 아침...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보이는데 모두 사람이 사는 집들이라 마음대로 들어가 볼 수 없음이 조금
아쉽지만 그런 곳에서 잠을 자고 아침을 먹고 집문 밖을 나와 산책하는 그 기분은 꽤 신선하다.
특히 우리가 머물렀던 번남고택(054-852-8550, home.invil.org/bunnam)은 도자기 체험과 부채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하회마을 내에 있는 여러 고택들 중에서도 사람들의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었다.
그날 아침 하회마을을 한바퀴 둘러보고 마을 내에 있는 만송정 솔숲에서 만정대가 보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결혼하는 친구는 곧 남편될 그이에게 동영상 편지도 쓰면서 우리의 마지막 싱글
여행을 그렇게 원없이 느껴보며 깔깔 거렸던 것 같다.
점심으로 안동 간고등어를 먹고, (정말 강추!!!!!, P.S: 안동식혜 함부로 도전하지 말라! 생강즙 식혜!ㅋ)
안동시내에서 버버리 찰떡을 사들고 병산서원으로 향했다.
비포장 도로에 올라가는 길이 좁아 힘들게 힘들게 올라갔던 서원,
백일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유난히 날씨가 좋았던 그날의 풍경과 그 평안한 느낌은
내 평생 추억의 명장면으로 기억되리라!!
단 일주일만이라도 그 곳에 내 보금자리를 마련하여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고
그냥 머물러 있기만해도 좋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한없이 여유롭고, 한없이 평안했던 그곳에서...
2008년 우리의 마지막 싱글 여행은 그렇게 끝이났다.
Hey girl~~
이제 우리의 1막이 막을 내린듯 하다.
이제 2막을 준비하며,
서로의 자리에서 열심히 달려보자구
그리고 다시금 멋지게 함 뭉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