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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노포즈

뻔걸 2010. 3. 31. 19:05

 

뮤지컬 제목 때문인지 갱년기를 지나고 있을 법한 연령대로 객석이 가득 메워졌다.

주로 다루고 있는 소재가 갱년기 여성들의 이야기다 보니 뮤지컬 자체도 여자들의

수다처럼 동분서주하게 다양한 이야기의 주제를 넘나들며 진행된다.

여기에 공감 100% 대사를 투박하면서도 걸쭉하게 뽑아내는 이영자란 배우의

에너지까지 더해지니 객석은 200%의 몰입 지경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공연 내내

웃다 울다 속상하기를 반복하며 속풀이를 시원하게 하고나니 갱년기란 말의 무게감이

공연 말미에 가서는 깃털처럼 가벼워 진다. 각종 약을 달고 살며 시도 때도 없이

더워졌다 화가 나기를 반복하는 이상 증후군에 걸린 이 시대의 여성이라면 더 없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란 생각이 든다. 배우란 이름으로 무대 위에 서있는 이와

객석의 관객이 친구가 되어 한바탕 수다를 떨고난 유쾌함을 통해 무엇보다

여자란 이름으로 살아온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새롭게 찾을 수 있길 바란다.